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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우리작은책 - 가톨릭근본주의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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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리신학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갈라진 시대의 기쁜 소식'이 통권 800호를 기념하며 ≪우리작은책≫을 출간하였습니다.

교회가 건강해지려면 소통문화가 자리잡아야 하는데, 아직 우리 교회에서 제대로 된 대화와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작은책≫은 교회 안의 소통과 토론문화를 널리 펴기 위해 마련한 소책자입니다.

≪우리작은책≫은 좋은 책을 내어 원하는 이들에게 거저 나눠드리는 참사람되어나 주식회사(主式會社) 드림의 출판방식으로 발행합니다. 책값을 매기지 않고 읽기를 원하는 분들께만 책을 나눠드리고 우표값이나 종이값을 보태주시는 분들의 정성을 모아 책을 발간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발간한 ≪우리작은책≫은 한상봉 연구위원이 쓴 "가톨릭 근본주의의 도전"입니다. 예전에 '갈라진 시대의 기쁜 소식'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책입니다. 교회가 겪고 있는 위기를 가톨릭근본주의라는 처방으로 대처하는 것에 대해 깊이 성찰해보고 있습니다.
서문에서

교회의 실상을 분명하게 바라보기 위해 우리의 시선을 한 걸음씩 그 울타리 밖에 두어야 한다.
교회를 떠나야 교회의 실체가 보이고, 마침내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의 심정과 이유를 따뜻한 시선으로 들어줄 채비를 갖추게 된다.
시대가 각박할수록, 삶이 생존경쟁에 무자비하게 내몰릴수록 사람들은 잃어버린 영적 갈증을 되새긴다.
이게 아닌데, 성찰할 기회를 얻는다.
교회는 성령 안에서 그네들의 요구를 받아 안고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비전을 그들에게 주어야 한다.
아니, 그네들의 갈망 안에서 그 비전의 실마리를 찾아내어야 한다.
그들과 동반자가 되어 지금 여기라는 이승의 세월을 잘 건너가야 한다.

교회는 겉으로 선포하는 것과 다르게 세상에 너무 깊이 침식되어 있다.
상인(商人)의 정신이 교회의 리더십을 완전히 장악하기 전에 서둘러 골목을 빠져나와
다시 바람 속 갈릴래아의 예수에게로 달려가야 한다.
그분에게로 가서 '어찌하오리까?' 여쭈어야 한다.

목차

1부 교회를 떠나야 교회가 산다

교회쇄신이란 '말' / 증권거래소에도 영성이 있는가? / 1970년대 가톨릭신자의 5가지 유형 / 한국교회의 지도부-신자들의 선택 / 개인주의 시대의 돈과 건강 그리고 교회 / 교회가 돌보지 못한 신앙 / 냉담자 그리스도인 / '영성'은 교회의 전유물이 아니다 / 신영성 운동이란 무엇인가?① - 뉴에이지와 정신세계 운동 / 신영성운동이란 무엇인가? ② - 기 수련운동 / 기 수련운동의 허와 실 / 바티칸 리포트 ① 개방적 소속감 / 바티칸 리포트 ② 수행과 영성의 대중화 / 바티칸 리포트 ③ 평화를 위한 갈망과 행동 / 바티칸 리포트 ④ 진리 안에서 누리는 자유 / 바티칸 리포트 ⑤ 개인에 대한 존중 / 바티칸 리포트 ⑥ 지혜의 통합 / 바티칸 리포트 ⑦ 영적 리더십 / 바티칸 리포트 ⑧, ⑨ 미래에 대한 비전과 영적 확신 / 교회쟁이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자 / 예수쟁이를 위한 찬가

2부 가톨릭근본주의를 말한다

반(反) 뉴에이지운동의 함정 / 잃어버린 치유 전통의 복원 / 우리들이 독점한 하느님 / 계시 종교만 참 종교라는 독선 / 불교에 대한 열등감 또는 공격성 / 개신교에 대한 손짓 / 현대판 이단논쟁의 시작 / 먼저 교회를 명상하라 / 기도와 명상, 길을 가는 방편일 뿐 / 뉴에이지를 조심하자 / 뉴에이지는 뱀의 생각인가

저자소개 : 한상봉(이시도르)
서강대 사학과, 같은 대학원 신학대학원 신학과 수료. 천주교사회문제연구소 연구원,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 간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무국장, 격월간 잡지 '공동선' 편집장을 지냈으며, 전북 무주에서 농사를 짓다가 예술심리치료사로 일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가톨릭인터넷언론 '지금여기'의 편집장으로 일하며 글을 쓰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지상에 몸푼 말씀> 상하권, <연민>, <내 돌아갈 그립고 아름다운 별>, <내가 너희에게 그랬듯이>, <가족을 위한 축복기도>, <생활 속에서 드리는 나의 기도> 등이 있다.
발간사 : 호인수 신부
어렸을 때 보면, 닭이란 동물이 신묘해서 새벽이 오기 전에 전조(前兆)처럼 소리를 내어 잠든 미물들을 깨우지요. 세상의 눈 밝은 이들은 계절을 앞당겨 살고, 아직 나지 않은 길을 스스로 길이 되어 걸어가곤 하지요. 절집에선 도량석(道場釋)이라 하여, 새벽예불을 드리기 전에 잠든 이들의 귀에 새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립니다. 때를 맞추어 사는 데도 서툰 사람이 때를 앞당겨 뭔가 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은 짓일 테지만, 그렇게 조금씩 꼭 한걸음씩 앞장서서 걷는 이들이 있답니다. 우리신학연구소에 자주 들락거리는 젊은이들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일 게 분명합니다. 평신도들이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도 시대에 앞선 걸음이지만, 이들이 중심이 되어 신학연구소를 십년 넘게 이끌어왔다는 것도 대단한 것입니다. 이들의 걸음이 그만 지치지 않도록, 이들이 더 활기를 얻어 누리기를 바라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우리신학연구소에서는 <갈라진 시대의 기쁜소식>을 주간으로 내고 있는데, 그게 벌써 800호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어려운 처지에 매주 한 번씩 꼬박꼬박 무엇인가를 내어놓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텐데, 고마운 일입니다. 한편으론 "그렇게 할 말이 많을까?" 싶으면서도 귀에 거슬리는 소리는 아예 듣기조차 싫어하는 교회 풍토를 생각할 때, 이런 작은 소리로나마 말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는 게 다행스러운 일이겠지요. 이번엔 800호를 준비하면서 작은 선물처럼, 책을 한 권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갈라진 시대의 기쁜 소식>에 수십 차례에 걸쳐 한상봉이 쓴 글을 묶어낸 책입니다. '교회를 떠나야 교회가 산다'라는 식으로 그의 글이 자못 도발적으로 들리기 십상이지만, 늙은이처럼 잠든 교회를 자극하기엔 '자극적인 언어'가 필요하다 느꼈던 모양입니다.

우리 교회는 최근 인구센서스 조사를 통해 볼 때 지난 10년 동안 엄청난 교세성장을 이루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만, 일선에서 일하는 사목자들이 다 알고 있다시피 교우 가운데 성당에 나오지 않는 신자들이 절반에 가깝고, 여기에 대응할 어떠한 뾰족한 대책도 없는 게 사실입니다. 빛 좋은 개살구라고나 할까요.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고 고백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겠지요. 이럴 때는 다른 약이 없습니다. 솔직하게, 터놓고 우리 교회 현실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 사람들이 우리한테 뭐라고 이야기하는지 두려움 없이 가감 없이 경청하고, 우리 호주머니도 뒤집어 털어 보여야 처방전을 지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 교회 안에서는 엉뚱한 해결책이 나와서 한동안 안팎으로 시끄러웠지요. '가톨릭근본주의'라는 처방입니다. 이름은 뭔가 근본적인 것을 주장하는 것 같지만, 사실 가톨릭호교론입니다. 바깥에서 도전받을 때마다 교회 일부가 "나만이 최고다. 묵은 것이 아름답다. 새로운 생각은 모두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불확실한 복음보다는 확실한 교리 안에 숨어있자는 것이지요. 한상봉은 이 책 <가톨릭근본주의의 도전>에서 가톨릭근본주의자들이 '교리 중심'의 십자군을 선포하기 위해서 '뉴에이지운동'을 '악의 축'으로 삼았다고 말합니다. 모든 나쁜 것은 뉴에이지이고, 뉴에이지가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므로 신자들은 교리로 똘똘 뭉쳐야 살아남는다는 위기의식을 조장한다는 것이지요. 과연 교회는 세상과 다르긴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다들 새 것을 찾느라 혈안인데, 유독 우리 가톨릭교회만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으로, 40년 전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한창입니다. 우리나라 교육이 모든 토론식으로 창조적 사고를 강조하는데, 우리 교회는 아직도 '교리만' 달달 외우라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니, 참 다르긴 다른 교회지요.

암튼 이 책자가 이런저런 소문 속에서 가라앉아 있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교회문화를 맑게 정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참에 우리신학연구소도 좀 더 생생한 신학이야기를 풀어내는 언어의 집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욱이 이 글이 첫 번째 <우리 작은책>으로 발간되어, 교회의 말길 하나가 새롭게 열리게 되니 더욱 반가운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수고 많이 해주었던 연구소 식구들과 후원자 여러분, 그리고 다른 많은 보이지 않은 손길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